무등공부방, 남도문화자원연구원, 장흥문화공작소가 후원하는목판화가 박홍규 초대전 '혼비백산-아리랑고개'이 지난 10일부터 오월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역사와 예술, 그 숭고한 아름다움을 기록한다는 것을 피하거나 부정하는 시대는 불순하거나 불행하다. 지들 마음대로 삭제하고 왜곡하는 예술행태는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판다는 것을 역사는 누누이 확인시켜왔다. 아마 내가 우리 미완의 혁명의 역사를 붙들고 새기는 작업은 그래서 신념이라기보다는 필연이다.
아리랑은 봉건시대를 타파하고 근대로 진출하는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는 조선 민중의 집단 창작가요다. 아리랑고개를 떠난 님은 다시 고개를 넘어오지 못한다. 고개는 열두 구비, 구비마다 한이 쌓이고 절망과 희망이 교차한다. 우리는 마지막 열세 구비를 힘겹게 넘어가는 중이다.
웅혼한 사람들이 넘어간 고개를 우리도 넘어야만 하는 역사의 필연, 그 고개와 들녘과 강변, 그리고 대둔산 천애의 암벽, 남도 땅끝까지 미치지 않은 곳이 없던 산천을 찾아가 그 시대 사람들을 조응한다.
그 순결하고 웅혼한 가상이 느껴지는가?
그러하면 다시 개벽의 시작이다.
봄이 오는 탐진강가에서 우공 박홍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