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박물관 산책Ⅱ-남아시아' 첫번째 강좌
남아시아의 자연환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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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박물관산책Ⅱ-남아시아’ 첫 강좌가 3월 8일 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렸다. 80여명의 시민들이 강의실을 가득 채워 강좌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이강현 전당장의 인사말에 이어 최중기 인하대학교 명예교수가 <남아시아의 자연환경>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지구 남반구의 곤드와나 대륙이 나뉘어지면서 세계 최대 산맥인 히말라야 산백이 융기하고 거대한 강이 만들어지면서 남아시아가 형성되는 과정을 개괄한 후, 남아시아 각 국가들의 자연환경과 생태, 기후위기와 환경오염에 따른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해수면 상승으로 점차 물에 잠기고 있는 몰디브, 위대한 섬으로 불리는 스리랑카, 한국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는 방글라데시의 자연환경에 대해서 지도와 함께 설명했다. 이어 티베트계 유일한 독립국가인 부탄, 희귀한 청금석이 나는 아프가니스탄, 청정한 땅이라는 뜻의 파키스탄을 살펴보았다. 남아시아의 중심국가인 인도는 2천여개가 넘는 언어가 쓰이고 조만간 중국을 제치고 세계 인구1위를 차지할 예정이다.
산악지대에서 사막, 툰드라지역, 비옥한 대평원까지 인도의 자연환경과 생물다양성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살펴본 후, 신의 보호를 받는 땅이라는 의미를 지닌 네팔의 기후와 지진 등의 자연재해에 대해서 강의했다. 강연의 후반부에는 눈의 거처라는 의미의 히말라야 산맥이 품은 거대한 산들과 강들에 대해 상세히 살펴보면서 시민들을 위해 아름다운 트레킹코스에 대해서도 소개하였다. 향후 이어지는 역사와 문화 이전에 남아시아의 전체적 자연환경을 조망할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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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공부방은 지난 9일 김선흥(전 칭다오 총영사)를 모시고 저서<1402 강리도>에 대한 특별강좌를 진행했다. 저자는 2005년 중국 샹하이에서 근무하던 중 강리도와 만남 후 지도의 바다를 향해했고, 국내외에서 강리도 전도사 역할을 자임했다.
조선전기(1402년)에 우리 조상이 그린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아프리카를 최초로 그린 세계지도인데 20세기초 일본 쿄토에서 재발견된 이래로 줄곧 세계학계의 찬탄과 탐구의 대상이 되어 왔지만, 정작 지도의 모국은 외면하고 있어 안타까운 실정이다. 이에 지리학자가 아닌 한 외교관이 17년 동안 지도를 탐사한 끝에 완벽한 복사본을 만들고 출판하게 되었다. 저자로 부터 그에 얽힌 사연들을 들어가며 지도 감상을 함께하는 자리가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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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판화가 박홍규 초대전 '혼비백산-아리랑고개'열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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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헌의 하제별곡] 정치와 몽둥이
‘흰 그늘’의 詩 ‘오적(五賊)’, 시인은 홀로 아팠다.
시인은 새벽에 일어나 앉았다. ‘닥터 지바고’ 영화의 시인도 그랬다. 설원(雪原)의 늑대들 소리 사나웠다. 시인은 오래 아팠다. ‘박정희’에게 짓밟힌 몸과 마음, 저물 때까지 사무쳤다. 그려보다 눈물이 났다. 시 쓰는 그 새벽, 아름답다 말라.
시인은 ‘나’ 대신 아팠다. 김지하(1941~2022)의 시 ‘너는 나에게’의 몇 대목, 혼(魂)과 백(魄)의 갈필(渴筆)질이다. (2018년 작가刊 ‘흰 그늘’ 수록 詩)
< ...이 길고 긴 고난과 가난과 황량한 ...시절에서 /눈물 흘릴 때 // 한없는 환락과 큰 소리에 높은 의자에서 /떵떵거리던 너 /너는 /무엇인가 // 너의 이름은 국회의원 /너의 이름은 장군 /또 /너의 이름은 고급공무원 /그리고 너의 이름은 /장차관 재벌 // 그것이 무엇이관대 ...밤새 잠을 설친 뒤 // 새벽에 /홀로 일어나 /옛 詩 /‘오적(五賊)’을 생각한다 ...나 이제 나이 80에 /결심한다. // ‘또 쓰리라!’ /‘또 써서 세상을 확 뒤집어 놓으리라.’ ...>
‘오적’(1970년)은 세상 확 뒤집었다. 뒤집힐 만 했다. 우리 시인은 메마른 붓으로 ‘사람의 정치’를 그렸다. 갈구(渴求)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그 ‘正’이 정의(正義)이고 자유라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몽둥이가 필요한가. 정치(政治)의 ‘政’자가 보듬은 攵(복)자는 (손에 든) 몽둥이 그림이다. 문자는, 세상처럼, 그림이다.
같은 글자 攴에서 그림이 더 잘 보인다. 획(劃) 따라 그려보면 손이 먼저 안다. 철학이 ‘세상과 사람의 원리’라면, 철학이론보다는 세상의 그림인 문자에 더 절실한 깨달음 있겠다.
언제나 어디에나 ‘철학’은 있(었)다. 있을 것이다. 철학의 그 슬기는 명상(瞑想)이라고도 하는 생각을 통해 마음에 쌓인다. 적적(寂寂)하고 성성(惺惺)하게 깨어있어야 한다고 섭리(攝理)는 가르친다.
우리 모두의 (어릴 적) ‘개똥철학’은, 떠올려보니 참 귀한 명상이었다. 지금은 사람 말고 스마트폰이, 인공지능(AI)이, 생각도 명상도 ‘철학’도 (대신) 한다. 허나, 다 해도 정치는 그래선 아니 된다. 요즘 정치, 보아하니 매를 번다.
政 글자의 그림(바탕)은 큰 정치다. 개심(改心) 회심(回心) 하심(下心)하라, 신기함과 장사 속에 빠져 흐려진 그 마음 다잡으라, ‘正’이 몽둥이 들고 있는 까닭을 보자.
박정희가 ‘반공(反共)하자.’며 집어든 이데올로기가 ‘자유민주주의’였다. 시인이 화냈다. 그게 ‘오적’이다. 반공과 자유가 같은가? 제 편의를 위해 언어를 비트는 건 뜻 망치는 죄악이다. 자유는 생명의, 민주주의의 바탕이다. 이데올로기는 한갓 도구다.
갓 서른, 시인의 손가락은 박정희를 겨눴다. 반공 빌미로 호의호식하는 국회의원 장군 고급공무원 장차관 재벌이 오적(五賊)으로 꼽혔다. 최고급 비유다. 적막 속에 깨어 있으라.
오늘, 무엇이 다른가. 누가 ‘몽둥이’를 들고 있나?
[전국매일신문 칼럼] 강상헌 언어철학자·시민사회신문주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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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조선 전기의 문인이자 서예가인 양사언의 시조다.
어린 시절부터 익히 들어온 것이라 그 의미를 모를 리 없지만
그 많은 산들 중에서 태산을 들고 나온 것이 항상 궁금했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해서 결국 중국 산동성에 있는 그 태산에 올랐다.
정상인 옥황정이 1,545m다.
중국인들은 예로부터 이곳을 오악의 으뜸이라 했다.
산의 높이와 멋스러움 보다는 역사적 의미에 주안점을 둔 것일 게다.
춘추전국시대 이전 상고시대부터 72명의 제후들이 올랐고,
봉선제를 지낸 최초의 황제는 진시황으로 알려져 있으며,
자격의 까다로움으로 지금껏 6명의 황제만이
7,000개가 넘는 계단을 딛고 오를 수 있었다.
걷다 기다를 반복해 가며 남천문에 닿으니
비로소 속세와 신의 경계에 이르는 것이라고 했다.
동이 트기도 전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꿈틀대며 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다.
일출 전망대에 몰린 인파가 장난이 아니다.
신의 영역에서 맞이하는 일출이라니 뭐가 달라도 다른 것일까.
해묵은 역사를 딛고 황제의 길을 따라 힘들게 올라온 태산
모두들 도교사상을 기반으로 한 기복신앙에 빠져있다.
상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의 먼 조상들과도 인연이 닿는 곳이어서
이곳의 역사적 의미를 알 듯 말 듯 하지만
잃어버린 역사를 찾아 떠도는 늑대 한 마리
오늘도 외로울 뿐이다.
전남일보 2022. 03.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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