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공부방은 지난 13일 황지우 시인을 초청해 '광주시민 인문대학' 열네번째 강좌를 진행했다.
시인은 그리스신화의 아프로디테(Aphrodite) 서사 전통이 다산성(fertility)을 상징하는 지모신(地母神) 전통에서 시발해 금기와 부활, 애도 제의와 같은 다양한 상징과 의미를 탄생시킨 양상을 분석하였다.
구석기시대의 빌렌도르프의 비너스(Venus von Willendorf)에서 시작해 다양한 여성상(Figurine)으로 출토되어온 비너스상은 각각의 시대에 적합한 생산과 풍요의 심상을 반영해왔으며 대모신의 상징에 머무르지 않고 금기를 어기고 복수와 전쟁을 불러오는 양면성 또한 지니고 있었다. 일례로 헤파이스토스(Hephaistos)와의 정혼과 아프로디테의 배신은 도발적인 상상력의 확장을, 아도니스(Adonis) 탄생설화는 복수와 희생이 애도의 제의로 재탄생하며 생명의 순환에 대한 믿음과 부활한 신에 대한 신앙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아프로디테 서사는 그리스 역사와 상응하며 신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난 인간성의 자각을 드러내는 것은 물론 호메로스와 오비디우스의 이야기 속에서 불가항력의 매력으로 독자를 매료시키는 네러티브의 무진장성(unexhastedness) 속에서 먼 미래에 도래할 포스트 모던 서사의 맹아를 내비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