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264호) 무등공부방, ‘근현대 호남 민족교육 기관 발굴과 재조명’ 보고서 발간 무등공부방이 근현대 시기 호남지역에서 전개된 민족교육 운동과 관련분야 인물들을 발굴하고 재조명한 책자를 펴냈다. 무등공부방은 29일 지난 100여 년 동안 호남지역 민족학교사와 교육인물사를 망라한 ‘근현대 호남 민족교육 기관 발굴과 재조명’ 보고서를 발간했다. 일제강점 시기 민족교육 기관의 활동과 교육입국의 공공선을 실천해온 인물의 생애와 사상에 담긴 공동체 의식을 광주와 남도의 보편적 사상으로 계승·발전시키고 광주교육발전을 위한 시사점을 제시해보자는 것이 기획의도였다. ‘근현대 호남 민족교육 기관의 발굴과 재조명’은 호남교육의 특징으로 반외세 민족의식과 반봉건 민중주체의 교육적 실천을 꼽고 이의 원동력으로 동학농민혁명과 항일의병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크게 광주지역 민족교육 기관과 관련인물, 호남의 민족교육 기관과 관련인물로 구성됐다. 광주지역 민족교육 기관에서는 광주공립보통학교(현 광주서석초등학교), 광주고등보통학교(현 광주제일고등학교), 광주여자고등보통학교(현 전남여자고등학교), 광주의 기독학원인 숭일학교(광주숭일고등학교)와 수피아여학교(수피아여자고등학교), 일제강점기 애국계몽과 독립운동의 산실이었던 흥학관의 설립배경과 역사적 의의를 다뤘다. 관련 인물로는 춘담 최병채와 유은 최선진, 선산 변중선의 생애와 민족교육 운동에 담긴 의의를 고찰했다. 호남의 민족학교 편에서는 ‘북 오산, 남 고창’으로 불리며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민족교육 기관이었던 고창고등보통학교(현 고창고등학교), 서당중심의 민족교육을 펼쳤던 창흥의숙과 호양학교, 기독교계 학교인 정명여학교(현 정명여자고등학교)와 영흥학교(현 영흥고등학교), 1947년 민족교육기관의 설립의 염원을 안고 개교한 금릉중학교(현 성요셉학교), 1919년 전주 3·1운동의 주역이었던 전주신흥학교(현 신흥고등학교)의 설립과정과 활동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관련 인물로는 순천의 우석 김종익, 목포의 송원 문재철, 불교계의 만암 송종헌, 장흥 동학의 성암 김재계, 학산 윤은기, 봉강 정해룡 등의 생애를 소개하고 민족교육의 품은 뜻과 이상을 드러냈다. 무등공부방은 ‘근현대 호남 민족교육 기관 발굴과 재조명’ 발간을 위해 지난 6월부터 근현대 광주를 중심으로 한 호남지역 민족교육 기관 범위를 설정하고 교육동향과 인물자료를 분석하는 한편 현지답사와 초청토론을 진행해왔다. 축 문 유세차(維歲次), 신축년 십이월 이십이일에 감히 밝혀 올립니다. 오늘 수문사람들과 장흥마을사람들이 만났습니다. 여기 득량만 차가운 바다에서 돌아가신 모든 사람과 함께 모였습니다. 수문 사람들은 대대로 갯벌과 바다에서 키조개와 바지락과 낙지를 잡아 올려 겨우 살아왔습니다. 자식새끼 키우며 살아왔습니다. “양도 양도 득량도, 득량도는 좋아도 보리밥 묵기는 싫드라” 먼 바다까지 고기 잡으러 나갔습니다. 하지만 가끔 거친 풍랑을 만나 수문사람들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아낙들 새벽같이 시암물을 길러다 빌고 빌었지만 끝내 돌아오지 못한 남자들 많았습니다. 땅뫼에서 당제를 지내며, 바닷가에서 선창제를 지내며 만선의 무사귀환을 빌었습니다. 1950년 7월 22일 밤 12시. 득량만 깜깜한 바다에서 돌아가신 어른들도 오늘 이곳에 모셨습니다. 수십 명의 사람이 이 선창에서 함께 묶여 바다로 끌려가 죽음을 당했다고 들었습니다. 이른바 ‘보도연맹’ 사람들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날 밤 수문사람들은 깨어있었고, 떼로 우는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었다고 합니다. 대덕, 용산, 안양, 관산마을사람들이었습니다. 오늘 조촐하지만 여기 오셔서 함께 맑은 술 한 잔 드십시다. 안양면 수문사람들도 장흥사람, 용산면 접정사람도 장흥사람, 관산 죽청사람도 장흥사람 아니요. 용산 풍길 사람들아, 차동 사람아, 상금 사람아, 접정 사람아, 어산 사람아, 안양 사촌사람들아, 비동 사람아, 장수 사람아, 대덕 가학사람들아, 관산 죽청사람들아, 옥당 사람아, 농안 사람아 그리운 처자식 얼굴들 여기 이곳에 와 있으니 너그럽게 술 한 잔 받으십시오. 그 모든 원한과 증오, 훨훨 벗어 버리시고 그냥 술 한 잔 하십시다. 부디 서러움 떨쳐버리고 평안하소서. 상향(尙饗) 2021년 12월 22일 수문마을공동체 마을사람들 올림 - 4354년을 보내며 - 박하선의 사진속 풍경 54>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서해 바다에 해가 지고 있습니다. 일몰 풍경이 볼만하다고 바라보다가 또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좀 무거워지는 듯합니다. 시간은 정말 잘도 흐르는데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니까요. 그냥 그렇게 살라치면 뭐가 문제가 있으리요마는 하고 싶은 일도 많고, 이루고 싶은 것도 많지만 어디 그게 마음 먹은 대로 되는 것이던가요. 다사다난 했던 한 해가 또 가고 있다는데 개천 이래 그렇지 않았던 해가 있었던가. 하지만 내일도 해는 언제나처럼 다시 솟아올라서 세상에 지친 우리를 독려 하겠죠. 살다 보면 좋은 날도 있을 거라고. 아니 꼭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고. 그래요. 설령 세상이 나를 버린다 해도 내가 세상을 버릴 수 없으니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곳에 서 있지만 내일이 또 기다려집니다. 전남일보 2021.12.23 (502-240)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126-13 전화 062)366-2666 / 팩스 062)366-2667 후원: 광주은행 1107-020-111595 (재)아시아인문재단 문의: 강성구 010-7213-13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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